버추얼 인플루언서 ROZY가 특급호텔에서 왜 나와?…호텔街 모시기 열풍

09 Aug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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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22세, 가상인간 로지를 잡아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가에 새롭게 내려진 특명이다. 인스타 팔로워만 4만5000명에 육박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상 인플루언서)로지의 인기가 호텔가를 강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뿐 아니라 자동차 식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고계약을 싹쓸이하고 있는 로지는 실제 존재하는 인플루언서가 아닌, 가상 인간, 즉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로지의 나이는 영원한 22세다.

로지가 호텔가에 진출한 것은 최근이다. 가장 먼저 정용진 호텔로 알려진 서울 회현동의 레스케이프를 방문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방문기를 공유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연이어 로지에게 러브콜을 보낸 곳은 서울 남산의 반얀트리호텔이다.

반얀트리 측은 "팔로워가 1만명을 넘어가는 인싸 인플루언서들이야 자주 섭외하지만 존재하지도 않는 인플루언서 로지를 섭외한 건 처음있는 일이다"며 "야외 오아시스 호텔 일부를 통째 촬영 공간으로 대여해 주고, 1차 홍보를 완료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로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반얀트리 클럽&스파 #호캉스 #바캉스 #rozy" 등의 해시태크를 단 문구를 노출했고 특히 해시태그 '협찬'이라는 문구까지 달아, 당당하게 홍보용 글임을 포스팅 했다. 이 포스팅 글이 올라가자 마자 1시간도 안돼 '좋아요'는 1000개가 넘게 달리는 등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로지의 홍보 영상. [사진 제공 = 신한라이프]
사진설명로지의 홍보 영상. [사진 제공 = 신한라이프]
한 호텔리어는 "로지가 호텔가 광고마저 쓸어가는 분위기"라며 "이러다 메타버스 호캉스까지 나올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국 소비유통 시장에선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등장이 낯설지만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기업이 인플루언스에 쓰는 마케팅 비용이 2019년 80억달러(약 9조원) 규모에서 2022년 150억달러(약 1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 수(약 500만명)를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의 가상인간 '미켈카'는 2019년에만 약 14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지의 호텔가 홍보 비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A급 인플루언서 수준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호텔가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로지 정도라면 언제든 섭외할만한 가상의 인물"이라며 "실제 A급 인플루언서 정도의 수준으로 섭외가 되면 언제든 홍보수단으로 활용해 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

로지는 '오로지'라는 뜻의 한글이름으로 싸이더스 스튜디오X가 개발한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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